'혹한기 훈련'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9/02/08 훈련 다녀오다. (8)
- 2009/02/01 노린스 샴푸(No-rinse shampoo) (6)
- 2009/01/31 단상. (4)
훈련 다녀오다.
Medical Officer 2009/02/08 13:27
지난 주 군생활의 마지막 혹한기 훈련을 다녀왔다.
마지막 훈련 답게(?) 지난 2년간은 영내에서 훈련했던 것 과는 달리, 영외로 나가 철원에서 3박 4일간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된 지난주였기에, 훈련기간 내내 따뜻하게 지내다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따뜻해봐야 철원은 철원.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됐다..)
물론, 영외 훈련이니만큼 다른 때보다 특별히 보온에 신경을 쓴 덕도 있었는데, 특히 핫팩을 넣어서 입을 수 있는 옥션표 핫팩조끼와 깔깔이바지 - 이거 입으면 허벅지가 2배로 두껍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 그리고 내복 2겹 입기 신공을 발휘하니 영하의 날씨속에 바깥에 나가도 마땅한 보온 대책이 없는 발만 제외하고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다만, 몸이 너무나 둔해져서 팔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고, 야외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할때 벗고 입는 불편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그래도 추운 것 보다는 훨씬 낫다 -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추운 건 정말 못참겠다. -
특별히 힘든 일 없이 훈련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
새벽 3시 즈음, 잠깐 구호소 텐트 바깥으로 나와서 하늘을 쳐다보았는데,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별들이 보였다. 1등성이 유독 많은 겨울 하늘, 사방이 산으로 막히고 불빛 하나 없는 민통선 근처이니 별보기에 이만큼 좋은 조건은 없을 듯 싶은데, 별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3년간의 군생활. 이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생활한 날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군생활의 마지막 훈련, 그 훈련의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 그리고 병원으로 돌아가 다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살아가게 되면 이렇게 무수히 많은 별을 볼 기회가 평생에 단 한번이라도 있을지.
별을 보고 들어와서 이런저런 생각에 야전침상위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을 청했다.
나는 군생활 동안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학생, 그리고 바쁜 인턴 생활 동안에도 사진에 손을 뗀 날이 많지 않았는데, 군생활 내내 나의 정동이 mild depression상태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사진에 대한 의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불만스러웠던 군생활에 대한 방어기제가 denial이었던 지 군생활에 대한 기록을 굳이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군 생활 동안 제대로 된 내 사진 한 장 없고,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 사진 하나 제대로 없는데..마지막 훈련이라고 생각하니 2년간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이 새삼 귀여워져서 100만화소 저질 카메라이지만, 핸드폰으로 아이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훈련을 복귀한 뒤 바로 계속 당직이라 훈련 이후에도 덕소에서 꼼짝않고 금/토/일 계속 관사에 있는데, 나름 편하게 훈련을 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이 피곤하다. 주말동안 좀 푹..쉬어야 할 듯.
일주일간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따뜻한 전기장판에 누워서 귤이나 까먹으면서 한가한 일요일을 보내야겠다.
이게 바로 행복!
덧글.
No-rinse shampoo는 생각보다 유용한 물품이었다.
훈련기간동안 제대로 씻지 못할때 가장 괴로운 점은 '냄새'인데, 이것을 사용하면 정말 샴푸로 머리를 감은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향도 강하지 않고 향긋하니 좋고..머리를 감으면 부들부들한 느낌도 들고..
다만, 제품성분이 농도를 많이 낮춘 화학약품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만큼 제대로 씻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머리를 감고 난 뒤 머리처럼 손을 그냥 수건으로 닦아보면 따끔따끔한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니 피부자극성 물질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atopic/allergic dermatitis가 있는 사람들은 사용을 피해야 할듯.
그래도 훈련간 못씻어서 정말 괴로울 때 한 두번 사용한다면 정말 큰 만족감을 줄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군의관 선생님들은 한번 사용해 보시길~!
마지막 훈련 답게(?) 지난 2년간은 영내에서 훈련했던 것 과는 달리, 영외로 나가 철원에서 3박 4일간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된 지난주였기에, 훈련기간 내내 따뜻하게 지내다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따뜻해봐야 철원은 철원.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됐다..)
물론, 영외 훈련이니만큼 다른 때보다 특별히 보온에 신경을 쓴 덕도 있었는데, 특히 핫팩을 넣어서 입을 수 있는 옥션표 핫팩조끼와 깔깔이바지 - 이거 입으면 허벅지가 2배로 두껍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 그리고 내복 2겹 입기 신공을 발휘하니 영하의 날씨속에 바깥에 나가도 마땅한 보온 대책이 없는 발만 제외하고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다만, 몸이 너무나 둔해져서 팔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고, 야외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할때 벗고 입는 불편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그래도 추운 것 보다는 훨씬 낫다 -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추운 건 정말 못참겠다. -
특별히 힘든 일 없이 훈련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
새벽 3시 즈음, 잠깐 구호소 텐트 바깥으로 나와서 하늘을 쳐다보았는데,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별들이 보였다. 1등성이 유독 많은 겨울 하늘, 사방이 산으로 막히고 불빛 하나 없는 민통선 근처이니 별보기에 이만큼 좋은 조건은 없을 듯 싶은데, 별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3년간의 군생활. 이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생활한 날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군생활의 마지막 훈련, 그 훈련의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 그리고 병원으로 돌아가 다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살아가게 되면 이렇게 무수히 많은 별을 볼 기회가 평생에 단 한번이라도 있을지.
별을 보고 들어와서 이런저런 생각에 야전침상위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을 청했다.
나는 군생활 동안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학생, 그리고 바쁜 인턴 생활 동안에도 사진에 손을 뗀 날이 많지 않았는데, 군생활 내내 나의 정동이 mild depression상태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사진에 대한 의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불만스러웠던 군생활에 대한 방어기제가 denial이었던 지 군생활에 대한 기록을 굳이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군 생활 동안 제대로 된 내 사진 한 장 없고,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 사진 하나 제대로 없는데..마지막 훈련이라고 생각하니 2년간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이 새삼 귀여워져서 100만화소 저질 카메라이지만, 핸드폰으로 아이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훈련을 복귀한 뒤 바로 계속 당직이라 훈련 이후에도 덕소에서 꼼짝않고 금/토/일 계속 관사에 있는데, 나름 편하게 훈련을 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이 피곤하다. 주말동안 좀 푹..쉬어야 할 듯.
일주일간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따뜻한 전기장판에 누워서 귤이나 까먹으면서 한가한 일요일을 보내야겠다.
이게 바로 행복!
덧글.
No-rinse shampoo는 생각보다 유용한 물품이었다.
훈련기간동안 제대로 씻지 못할때 가장 괴로운 점은 '냄새'인데, 이것을 사용하면 정말 샴푸로 머리를 감은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향도 강하지 않고 향긋하니 좋고..머리를 감으면 부들부들한 느낌도 들고..
다만, 제품성분이 농도를 많이 낮춘 화학약품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만큼 제대로 씻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머리를 감고 난 뒤 머리처럼 손을 그냥 수건으로 닦아보면 따끔따끔한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니 피부자극성 물질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atopic/allergic dermatitis가 있는 사람들은 사용을 피해야 할듯.
그래도 훈련간 못씻어서 정말 괴로울 때 한 두번 사용한다면 정말 큰 만족감을 줄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군의관 선생님들은 한번 사용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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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린스 샴푸(No-rinse shampoo)
Life & Gadget 2009/02/01 01:25
다음주 혹한기 훈련이 유래없이 힘들게 치러질 것 같아 이번에는 다른 어느 때 보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혹한'기 훈련이니만큼 그 '혹한'을 어떻게 이겨낼 지가 관건인데, 과거에는 영내 훈련인지라 핫팩 몇 개만 갖고 그럭저럭 견뎌냈지만 이번 훈련은 철원으로 가서 야외숙영을 하는 훈련이기에 좀더 많은 핫팩을 구입하였고 - 약 60개 - 핫팩을 넣어 입을 수 있는 발열조끼도 구하였다. 물론 귀도리/목토시/안면마스크도 당연히 휴대. :)
솔직히 핫팩만 적잖이 터뜨리면 침낭이 있어서 자는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씻는 것이다. 세수와 세족은 물티슈로 하면 된다치고, 이는 가져가는 물과 치약, 칫솔이면 되는데 항상 머리감는 것이 문제.. 특히 피부가 지성인 나는 하루만 머리를 안감아도 머리가 슬슬 뭉쳐오기에.. 4박 5일 훈련을 다녀오면 머리는 소가 혓바닥으로 핥고 지나간 듯 머리에 찰싹~ 달라붙게 된다.
이런 고충을 연천에서 군의관 생활을 하는 태종이에게 토로하니 태종이가 추천해 준 것이 바로 이 No-rinse shampoo인데,
말 그대로 이걸 머리에 뿌리고 거품내서 감은 뒤 수건으로 탈탈 털어주면 머리가 감긴다는 것이다. 물로 헹굴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뭔가 좀 찜찜해서 성분을 봤는데도 특별히 거슬릴만한 성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로 병원의 장기 입원환자들에게 쓰는 용도로 나온 것 같은데, 이 제품의 개발자들은 멀리 이역만리 타국에서 한 군의관이 훈련장에서 머리 감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싶다. --;
태종이 말로는 실제 머리 감은 것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보송보송하고 냄새나지 않는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훈련기간 동안 잘 써봐야 겠다. 다녀와서 사용 후기 남기도록 하겠음...!
덧글.
정.말. 이번 훈련이 전역 전 마지막 훈련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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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주에 3년간의 군 생활에서 마지막이 될 혹한기 훈련을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혹한기 훈련은 영내 훈련이어서, 나름 굉장히 편하게 훈련을 했는데..
이번에는 지휘관이 바뀌면서 전술 진지에서의 훈련으로 변경되어 4박 5일간 힘든 훈련을 하게 될 것 같다.
훈련을 나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욕망을 구속당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운율에 맞지 않지만 검열상)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씻는것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
밖에선 평생 한 번도 먹어보기 힘든 만큼 맛없는 밥,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병사들이 들락날락하는 소리에 잠을 설쳐가며..
거기에 화장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2~3일만 지나면 떡이 지는 머리와 거지꼴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정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한가지 더 드는 생각은 '아.. 전쟁나면 정말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
군의관 생활이 군인중에 편한 보직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3년간 이런 일들을 겪으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된달까. 이것도 군의관으로 온 것에 대한 보상일까 싶기도.. --
2.
전역이 80일 정도 남았다. 실제 출근일수는 50일 조금 넘을 것 같은데..병원 들어가려고 보니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며칠 전에는 병원에서 채용구비서류가 날라왔는데, 인턴때 한번 내 보았던 서류들임에도 왜 이리 낯선지..
그리고, 몸은 아직 군대에 묶여 있는데 병원 채용 서류를 내자니 참으로 생경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 돈도 꽤나 들 것 같은데..
입국비도 솔찮이 들 것 같고, 책도 구입해야 하고, 병원에서 쓸 DSLR도 하나 구입해야 하고,
괜시리 병원에서 쓸 시계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자기세뇌를 걸어.. 시계도 저렴하고 예쁜걸로 하나 구입할 생각이고,
3년간 거의 입지 않았던 면바지나 셔츠도 좀 사야할 것 같고, 편한 신발도 하나 구입해야 겠고,
지금쓰고 있는 안경이 무거워서 자꾸 흘러내려 가볍고 편한 안경도 하나 사야겠고,
병원에서 나눠줄 N-Zone 핸드폰이 낡은것이면 어쩌냐는 생각에 괜시리 3G 공기계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
...아무래도 펀드를 조금 깨야할 것 같은 느낌?
3.
연말정산을 해 보았는데, 올해는 2만원 정도 뱉어내야 할 듯 싶다.
워낙에 월급이 적어 세금을 적게 내는바, 받는다 해도 얼마 받지 못하지만.. 적은 돈이나마 뱉어내려니 너무나 아까운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데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제외하고는 보험이나 뭐 기타 공제받을만한 항목이 거의 없어서 어쩔수 없긴 한데..
그래도 매년 '퉁' 치다가 돈을 뱉어내려니 무척이나 아쉽다.
어쨌든 솔로는 이래저래 괴롭다....
4.
가장 친한 친구들 - Johns club - 중에 3~4명이 올해 안에 결혼을 할 것 같다.
7명중에 3~4명이면 절반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을 한단 소린데.. 옆에서 결혼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괜시리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다들 '너는 이제부터 주가가 오를테니 급할것 없어'라고는 하는데..
어렸을 적부터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전제하에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했기에 30이 된 이 시점에 여자친구 하나 없는 내 처지가 조금은 처량하기도 하고 그렇다. 우리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나만 여자친구가 없다.
물론, 올해 성형외과 1년차를 하게 되면 주중에 오프 한 번 나오기도 벅찰테니 여자친구가 있다 하여도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어찌보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힘든 밑바닥'일 시절을 함께 한, 견뎌준 여자친구라면 평생 같이 살아도 될 것 같은 믿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쯤은 여자친구가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지만. :p -
대학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몇몇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소개팅을 하였지만..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횟수는 줄어들고, 주로 소개팅/선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주로 이런 '소개'라는 자리가 아무래도 사람 됨됨이보다 외모, 첫인상으로 대개 판가름이 나는 자리이니..이런 자리를 통해 누구를 좋아하게 되고, 사귀게 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소개받아서 사람 만나보는 수 밖에 없는걸.
다음주에 3년간의 군 생활에서 마지막이 될 혹한기 훈련을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혹한기 훈련은 영내 훈련이어서, 나름 굉장히 편하게 훈련을 했는데..
이번에는 지휘관이 바뀌면서 전술 진지에서의 훈련으로 변경되어 4박 5일간 힘든 훈련을 하게 될 것 같다.
훈련을 나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욕망을 구속당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운율에 맞지 않지만 검열상)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씻는것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
밖에선 평생 한 번도 먹어보기 힘든 만큼 맛없는 밥,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병사들이 들락날락하는 소리에 잠을 설쳐가며..
거기에 화장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2~3일만 지나면 떡이 지는 머리와 거지꼴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정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한가지 더 드는 생각은 '아.. 전쟁나면 정말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
군의관 생활이 군인중에 편한 보직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3년간 이런 일들을 겪으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된달까. 이것도 군의관으로 온 것에 대한 보상일까 싶기도.. --
2.
전역이 80일 정도 남았다. 실제 출근일수는 50일 조금 넘을 것 같은데..병원 들어가려고 보니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며칠 전에는 병원에서 채용구비서류가 날라왔는데, 인턴때 한번 내 보았던 서류들임에도 왜 이리 낯선지..
그리고, 몸은 아직 군대에 묶여 있는데 병원 채용 서류를 내자니 참으로 생경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 돈도 꽤나 들 것 같은데..
입국비도 솔찮이 들 것 같고, 책도 구입해야 하고, 병원에서 쓸 DSLR도 하나 구입해야 하고,
괜시리 병원에서 쓸 시계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자기세뇌를 걸어.. 시계도 저렴하고 예쁜걸로 하나 구입할 생각이고,
3년간 거의 입지 않았던 면바지나 셔츠도 좀 사야할 것 같고, 편한 신발도 하나 구입해야 겠고,
지금쓰고 있는 안경이 무거워서 자꾸 흘러내려 가볍고 편한 안경도 하나 사야겠고,
병원에서 나눠줄 N-Zone 핸드폰이 낡은것이면 어쩌냐는 생각에 괜시리 3G 공기계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
...아무래도 펀드를 조금 깨야할 것 같은 느낌?
3.
연말정산을 해 보았는데, 올해는 2만원 정도 뱉어내야 할 듯 싶다.
워낙에 월급이 적어 세금을 적게 내는바, 받는다 해도 얼마 받지 못하지만.. 적은 돈이나마 뱉어내려니 너무나 아까운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데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제외하고는 보험이나 뭐 기타 공제받을만한 항목이 거의 없어서 어쩔수 없긴 한데..
그래도 매년 '퉁' 치다가 돈을 뱉어내려니 무척이나 아쉽다.
어쨌든 솔로는 이래저래 괴롭다....
4.
가장 친한 친구들 - Johns club - 중에 3~4명이 올해 안에 결혼을 할 것 같다.
7명중에 3~4명이면 절반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을 한단 소린데.. 옆에서 결혼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괜시리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다들 '너는 이제부터 주가가 오를테니 급할것 없어'라고는 하는데..
어렸을 적부터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전제하에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했기에 30이 된 이 시점에 여자친구 하나 없는 내 처지가 조금은 처량하기도 하고 그렇다. 우리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나만 여자친구가 없다.
물론, 올해 성형외과 1년차를 하게 되면 주중에 오프 한 번 나오기도 벅찰테니 여자친구가 있다 하여도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어찌보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힘든 밑바닥'일 시절을 함께 한, 견뎌준 여자친구라면 평생 같이 살아도 될 것 같은 믿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쯤은 여자친구가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지만. :p -
대학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몇몇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소개팅을 하였지만..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횟수는 줄어들고, 주로 소개팅/선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주로 이런 '소개'라는 자리가 아무래도 사람 됨됨이보다 외모, 첫인상으로 대개 판가름이 나는 자리이니..이런 자리를 통해 누구를 좋아하게 되고, 사귀게 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소개받아서 사람 만나보는 수 밖에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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