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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31 단상. (4)

단상.

1.
다음주에 3년간의 군 생활에서 마지막이 될 혹한기 훈련을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혹한기 훈련은 영내 훈련이어서, 나름 굉장히 편하게 훈련을 했는데..
이번에는 지휘관이 바뀌면서 전술 진지에서의 훈련으로 변경되어 4박 5일간 힘든 훈련을 하게 될 것 같다.
훈련을 나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이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욕망을 구속당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운율에 맞지 않지만 검열상)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씻는것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
밖에선 평생 한 번도 먹어보기 힘든 만큼 맛없는 밥,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병사들이 들락날락하는 소리에 잠을 설쳐가며..
거기에 화장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2~3일만 지나면 떡이 지는 머리와 거지꼴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정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한가지 더 드는 생각은 '아.. 전쟁나면 정말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
군의관 생활이 군인중에 편한 보직 중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3년간 이런 일들을 겪으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된달까. 이것도 군의관으로 온 것에 대한 보상일까 싶기도.. --

2.
전역이 80일 정도 남았다. 실제 출근일수는 50일 조금 넘을 것 같은데..병원 들어가려고 보니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며칠 전에는 병원에서 채용구비서류가 날라왔는데, 인턴때 한번 내 보았던 서류들임에도 왜 이리 낯선지..
그리고, 몸은 아직 군대에 묶여 있는데 병원 채용 서류를 내자니 참으로 생경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 돈도 꽤나 들 것 같은데..
입국비도 솔찮이 들 것 같고, 책도 구입해야 하고, 병원에서 쓸 DSLR도 하나 구입해야 하고,
괜시리 병원에서 쓸 시계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자기세뇌를 걸어.. 시계도 저렴하고 예쁜걸로 하나 구입할 생각이고,
3년간 거의 입지 않았던 면바지나 셔츠도 좀 사야할 것 같고, 편한 신발도 하나 구입해야 겠고,
지금쓰고 있는 안경이 무거워서 자꾸 흘러내려 가볍고 편한 안경도 하나 사야겠고,
병원에서 나눠줄 N-Zone 핸드폰이 낡은것이면 어쩌냐는 생각에 괜시리 3G 공기계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
...아무래도 펀드를 조금 깨야할 것 같은 느낌?

3.
연말정산을 해 보았는데, 올해는 2만원 정도 뱉어내야 할 듯 싶다.
워낙에 월급이 적어 세금을 적게 내는바, 받는다 해도 얼마 받지 못하지만.. 적은 돈이나마 뱉어내려니 너무나 아까운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데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제외하고는 보험이나 뭐 기타 공제받을만한 항목이 거의 없어서 어쩔수 없긴 한데..
그래도 매년 '퉁' 치다가 돈을 뱉어내려니 무척이나 아쉽다.
어쨌든 솔로는 이래저래 괴롭다....

4.
가장 친한 친구들 - Johns club - 중에 3~4명이 올해 안에 결혼을 할 것 같다.
7명중에 3~4명이면 절반 가까운 친구들이 결혼을 한단 소린데.. 옆에서 결혼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괜시리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다들 '너는 이제부터 주가가 오를테니 급할것 없어'라고는 하는데..
어렸을 적부터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전제하에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했기에 30이 된 이 시점에 여자친구 하나 없는 내 처지가 조금은 처량하기도 하고 그렇다. 우리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나만 여자친구가 없다.
물론, 올해 성형외과 1년차를 하게 되면 주중에 오프 한 번 나오기도 벅찰테니 여자친구가 있다 하여도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어찌보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힘든 밑바닥'일 시절을 함께 한, 견뎌준 여자친구라면 평생 같이 살아도 될 것 같은 믿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쯤은 여자친구가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지만. :p -
대학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몇몇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소개팅을 하였지만..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날 횟수는 줄어들고, 주로 소개팅/선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주로 이런 '소개'라는 자리가 아무래도 사람 됨됨이보다 외모, 첫인상으로 대개 판가름이 나는 자리이니..이런 자리를 통해 누구를 좋아하게 되고, 사귀게 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소개받아서 사람 만나보는 수 밖에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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