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사. 태기산 풍력발전소.

원주에 파견나온지도 벌써 2주째. 주말인데 빽당이라 멀리 나갈수는 없고 해서 원주 근처에 가볼만한데가 없나.. 검색해보다가 대충 몇 군데 이름을 적어 나온뒤 무작정 차를 몰고 나온뒤 처음 찾아간 곳은 치악산의 구룡사.

개인적으로 이런 유적지를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다가 치악산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야 나오는 절이기에 나름 나에게 운동을 한다는 만족감까지 안겨줄 수 있다는 생각에.. :)

병원에서 약 20분 가량 차를 몰고가니 치악산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차를 치악산 국립공원 앞에 대어놓고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올라갔다. 등산로 입구에 바로 주차장이 있지만 만차여서 부득이 1.3km가량 떨어진 이곳에 차를 대야 했다. 그만큼 입구까지 걸어올라가서.. 거기서 표를 끊고 구룡사를 올라가게 되는데, 매표소에서 구룡사까지는 한 0.8km정도 되는 듯.


기온이 14도 가량 되는데에도 치악산 계곡의 얼음은 다 녹지 않았다. 점퍼를 두꺼운 것만 갖고 와서 날씨가 따뜻함에도 어쩔수 없이 두툼한 점퍼를 입고 산을 올랐는데 맘 같아선 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싶더라는..


세속과 절의 경계.


구룡사는 의상대사가 치악산 우물에 있는 아홉마리의 용을 물리치고 지었다고 하여 구룡사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꽤나 역사가 깊은 절이긴 하나, 대웅전의 단청은 새단장을 해서인지 저리도 화려하다. (물론 픽처스타일을 클리어타입으로 한 내 잘못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절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화려한 단청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너무나 청아하고 맑았다.



이 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대웅전 옆에 그려져 있는 저 그림이었는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마음에 들었다.


구룡사 경내의 모습.

어차피 산을 탈 요량으로 온 것이 아니었기에 구룡사만 살펴보고는 치악산을 내려왔다.
좀 부지런히 나온다면 비로봉까지 다녀오면 좋을것을.

병원 일을 마친시간이 1시. 부리나케 나오고 구룡사를 다녀오니 어느덧 시계는 3시를 가리켰다. 그러나 나는 아직 공복상태.
식사를 하러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하여 주차장 근처의 한 식당을 찾아갔다. 이름은 '(구)쌍다리식당'


차를 대고 식당으로 걸어가니 아주머니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맞는다.

'식사하러 오셨어요?'
'네'

'....혼자세요?'
'네'

아마도 혼자걸어오는 총각을 보니 식사하러 오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서였나보다. 거기에 등산복도 아니고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었으니...

찾아본 블로그 주인장이 추천한 산채비빔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7000원.
허름한 방에, 손님이라고는 나 하나밖에 없었지만 아주머니께서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음식을 차려오셨다.


산나물들이 들어간 산채비빔밥. 저 된장찌개에도 많은 나물들이 들어있었는데 집밥같은 맛. 그런 소박하고 깔끔한 맛이 났다.
밥 왼쪽의 음식이 무엇인지 아주머니께 여쭈어보니 지난 가을에 말려놓은 뒤 튀긴 고추튀김이란다. 다시마튀김같이 만들었는데 맛이 꽤 있더라는..치악산 가는 분께는 이 식당을 추천해보고 싶다. 다른곳은 가보지 않았지만. :)

치악산이 원주의 동쪽에 있기에 근처에 갈만한 곳을 물색하다가 태기산의 풍력발전소에 가보기로 했다.
태백 풍력단지가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거기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해서..

결과론적으로 이곳도 충분히 시원하고 아름답다.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고, 황사주의보도 발령되었지만 그래도 1000m가 넘는 산지에서 바람을 맞으며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더라는.. 기온은 둔내 IC에서 14도였는데, 풍력발전소에서는 5도까지 떨어졌다. 높긴 높다는 소리다.


날개끝에 빨간 칠이 되어 있는것이 인상적이다.


벌써 햇수로 6년째 나와 함께하고 있는 쎄랑이. 나름 외관에 공을 들여놓고 관리를 비교적 잘 한 터라 옛날차 답지 않게 예쁘다고 나름 생각한다. 볼때마다 저 블랙베젤은 참 하기 잘했단 생각이..


풍력발전기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유치환의 시 '깃발'이 생각난다. 나만 그런가..?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풍력발전기가 길가에 나란히 늘어선 것이 아니라 사진찍기 좋은 뷰를 제공해 주는 곳은 아니다.

나름 부지런히 다녔는데도 태기산에서 내려올 즈음이 되니 시간은 5시 30분 정도를 가리키더라는..
다른 곳을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병원 오는 길에 원주 이마트에 들러서 저녁요기를 할 것을 사서 돌아왔다. 지금은 의국에서 맥주와 치킨과 함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렇다고 맛탐험을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짬짬히 원주 근처에 다니고, 그리고 언제나 한산한 원주 영화관에서 영화나 보면서 남은 두달을 지내야 겠다는 생각을 새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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